요즘에 티비를 본방 시간에 맞춰서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넷플릭스와 유튜브.. 그리고 넘치는 방송 짤로 티비를 대신하는 포노 사피엔스들의 시대이다. MZ세대이기도 한 그들의 손바닥 위 스마트폰 세상에서 SNS와 밈을 통한 바이럴로 흥하기도 망하기도 하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입에서 입으로 대중픽으로 떠오르는 역주행
요즘 휩쓸고 있는 역주행 또한 이들의 입에서 입으로 새로 태어나기도 한다.
<비>의 비운의 노래(?)일뻔 한 '깡'은 발표 후에 유치한 가사와 식상한 비트와 과한 코디, 안무 등으로 인해 수많은 혹평과 악플로 사라져 버리는 듯했지만 댓글창의 악평과 혹평은 놀이터가 되고 뮤비를 패러디하며 밈으로 퍼져나가며 <1일 1깡>의 유행어를 남기며 역주행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새우깡의 광고 모델이 되기도 했다.
유명 작곡가 용감한 형제가 제작한 걸그룹 <브레이브걸스>는 데뷔 후 반응 없이 몇 해를 보내고, 멤버들이 교체되고, 유명 작곡가인 사장님의 곡으로도 주목받지 못했다. 더 이상 팀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각자 새로운 살길을 찾아 해체를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체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유튜브 댓글과 함께 군부대 위문열차에서 군인들과 호흡하며 신나는 무대 영상의 편집본이 화제가 되어 발매된 지 4년 만에 음원차트를 휩쓸고 음방 1위를 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게 벌써 3월인데 아직도 멜론 차트 1위는 '롤린'이다. 그들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많은 예능과 라디오 게스트, 광고에 출연하며 다시 한번 인생역전의 드라마를 보여주었다.
이렇게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바이럴을 타고 역주행은 시작한다.
나오기만 하면 화제성을 만드는 유재석의 놀면 뭐하니?
공중파 티비프로그램인 <놀면 뭐하니?> 는 대한민국 원탑 개그맨 유재석과 김태호pd의 프로그램이기에 방송하는 것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는데 이역시 본방송을 시청한 시청자들의 바이럴이라기보다 방송 후 올라오는 짤들에 의한 화제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놀면 뭐하니?> 에서는 먼저 뽕포유를 통해 유재석의 부캐인 <유산슬>의 트로트 도전기를 보여주며 '안동역'을 부르며 트로트 관심 없던 사람들에게도 '안동역'과 트로트 가수 <진성>을 널리 알렸고 <유산슬>의 '합정역 5번 출구', '사랑의 재개발' 역시 대히트를 했다. 여기에 함께 출연했던 트로트 가수들, 함께 곡 작업을 했던 작사가, 작곡가들까지 스타가 되었다.
작년 여름에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이효리와 비가 함께한 90년대 감성의 혼성 3인조 그룹 <싹쓰리>를 결성하고 90년대 향수를 자극할 만한 여름 노래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며 발매한 '다시 여기 바닷가'와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리메이크하며 함께 수록한 개인곡들까지 차트 상위권에서 여름 차트를 팀이름처럼 싹쓸이 했다.
방송 중에 이효리가 불렀던 <블루>의 '다운타운 베이비' 역시 발매 2년 만에 역주행을 하기도 했다.
후속으로 이효리를 중심으로 엄정화, 제시, 화사와 함께 4인조 프로젝트 걸그룹 <환불원정대>의 탄생과정이 방송을 타며 발매한 곡 '돈터치미' 역시 차트를 휩쓸며 대성공을 거두었다.
이번에는 남자 보컬 그룹 MSG워너비
이와 같은 여러 번의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이번에는 유재석이 유야호라는 제작자로 변해 새롭게 남자 보컬그룹 MGS워너비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이 그룹의 모티브인 SG워너비는 직접 출연하며 한 회를 그들의 히트곡을 연달아 부르며 꾸미기도 했다. 방송 후에 이들의 부른 노래와 SG워너비가 생소한 세대들의 호기심과 2000년대를 주름잡던 그들의 히트곡에 추억에 젖은 이들이 방송에서 나왔던 그들의 노래를 다시 찾아 듣고 검색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 이때 불렀던 히트곡들은 지금까지도 음원차트의 상위권에 오르며 20년 만에 역주행을 보여주었다.
현재 블라인드 오디션을 통해 뽑힌 8인이 합격하며 얼굴을 공개했고 이들 중 최종 3~4인이 남아서 최종 데뷔를 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블라인드 오디션에서 불려진 곡들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블라인드 오디션에 참여한 가수나 배우들 역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국힙에서 이미 실력자인 독특한 음색으로 삼성 광고를 휩쓸고 있는 <원슈타인>이나 의외의 발라드 왕자 래퍼<쌈디>, 가수만큼 가창력을 뽐냈던 배우 <이상이>, <이동휘>등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런데, 유재석 본인의 최애 곡이라는 <라붐>의 '상상 더하기'를 멤버들에게 불러보게 했고 상큼한 과즙미 넘치는 곡이 묵직한 남자들의 목소리로 육즙미(?) 넘치는 곡으로 바뀔 것을 예고하며 묻혀있던 노래가 또 한 번 방송을 탔다. 원래 돌판에서는 이미 명곡인데 뜨지 않아 안타까운 비운의 곡에 꼭 꼽히는 노래이기도 했다. 다음 주 방송 예고에 8인이 함께 꾸미는 무대에서 부를 걸그룹 <라붐>의 '상상더하기'는 방송을 앞두고 있고 또 한 번 역주행을 예고했다. 이 부분은 약간 뜬금없기도 했다.
처음엔 의도치 않았던 우연한 노출이었겠지만 프로그램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놀면뭐하니>에 노출만 되면 쉽게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라오고 맘만 먹으면 음원차트를 휘어잡는 무서운 파워를 가볍게만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앨범이 발매되고 음원차트 핫 100의 근처에도 못가보고 사라지는 많은 음악인들에겐 허탈감을 안겨줄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들에게도 언젠가 유재석처럼 파급력이 강한 사람들의 입으로 알려지는 날이 또 온다면 모르겠다.
화제성을 이용한 영향력은 이렇게 똑똑하게 쓰는 것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이런 바이럴과 화제성을 이용해 제작진들은 똑똑하게 한국을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동북공정으로 꽤나 우리를 귀찮게 하는, 한국의 것을 자기들 것이라 주장하는 그 나라 사람들은 방송이 나가고 그날 바로 중국 자막이 달린 불법 영상을 다운 받아 본다고 한다. 그들 보란 듯이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녹화는 한옥에서 진행하고 유재석은 개량한복을 입고 머리에는 전통 매듭 끈을 달고 있으며 김치에만 밥 한 그릇을 먹기도 하고 블라인드 오디션에 출연한 출연진들 또한 도포와 갓을 썼으며 얼굴이 공개된 후에 다 함께 앉아서 개별 교자상에 삼계탕이 차려진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방탄소년단 캐릭터가 그려진 떡을 먹었다.
두 팀으로 나누는데 사용한 티셔츠의 팔꿈치에는 금색실로 곤룡포에 쓰이는 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이렇게 그들의 화제성을 이용해 시청률과 광고에 포커스를 맞추기도 하겠지만 한국의 것을 제대로 알리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데에 힘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박수받아 마땅하고 똑똑하게도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각인까지 되고 있다.
역시나 잘되는 프로그램은 뭐가 달라도 다른 디테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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